장성에 盧 전 대통령 애도 '벼글씨' 눈길
농민 구재상씨, 논 한 필지에 흑미벼로 글 새겨
"사랑합니다 ♡ 바보대통령 고맙습니다 바보농민" 전남 장성군 남면 분향리의 한 논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벼 글씨'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4천440㎡ 한 필지에 흑미벼로 쓰인 이 글귀는 남면에서 농사를 짓는 구재상(53)씨가 만들었다.구씨는 지난 5월23일 노 전 대통령의 비보를 접하고 애도의 뜻을 표하고자 자신이 짓던 논에 모내기를 하면서 애도하는 글귀를 만들었다.글씨의 바탕에는 일반 품종인 황금누리를 심었고 글씨는 흑미인 녹원찰벼를 썼다.바쁜 모내기 철이었지만 20여일간 직접 손으로 모내기를 하며 글씨를 다듬었다.글 도안은 미대를 졸업한 딸이 도왔고 논 주위에는 노 전 대통령의 상징인 노란색을 표현하기 위해 노란 코스모스를 심었다.올해는 잎이 노랗게 변하는 벼 줄무늬병이 심해 친환경 농약을 써가며 자식처럼소중하게 가꿨다.구씨는 5일 "서거 소식을 듣고 봉화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가지 못했고, 분향소도 가지 못해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글을 만들었다"며 "대통령까지 지낸 분이신데 갑자기 가버려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구씨는 이달 말께 이 논에서 수확한 쌀에 `바보쌀'이라는 상표를 붙여 팔 생각이다.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에게 쓰고 싶다는 구씨는 "꿈에라도 한 번만 만나고 싶은데 아직 그러지 못했다"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고 항상 자신을 낮추는 삶의 자세가 존경스러웠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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