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의 고용이 노조 임무… 회사 몰락하면 무슨 소용 있겠나"
조합원 美연수 보내는 현대車 이경훈 노조위원장
"미국은 자동차 업계가 몰락하면서 결국 고용이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노조가) 고용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해야지, 다 몰락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현대자동차 노조 이경훈 위원장은 24일 본지 전화 취재에서 조합원들을 미국 디트로이트 등에 연수 보내는 취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노조의 임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조합원들의 고용"이라는 것이었다.
현대차는 지난 3일부터 총 30회에 걸쳐 조합원 1200여명을 6박7일간 미국·중국 등에 보내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마다 장기근속자나 우수조합원 600여명을 연수 보내고 있는데 올해는 금융위기로 지난해 못 보낸 인원까지 합쳐서 실시하고 있다"며 "중국과 판매법인이 있는 미국 LA, 미국 자동차 빅3가 있는 디트로이트가 그 대상"이라고 밝혔다.
연수 방문지 가운데 디트로이트는 강성이던 전미자동차노조(UAW) 산하 '빅3'인 GM·포드·크라이슬러의 공장이 모두 있었던 곳으로, 지금은 상당수 공장이 철수해 도시 전체가 폐허처럼 변한 도시다.
이경훈 위원장은 한국의 자동차 노조가 "미국(UAW)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현대차 노조신문에서 "조합원 해외연수가 미국 자동차산업의 흥망을 체험하는 계기가 되고 강성노조의 대명사로 불리던 UAW의 몰락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디트로이트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이 위원장 본인도 지난 2월 노조 간부들과 함께 디트로이트 등을 방문한 일이 있다. 당시 이 위원장은 "도심이 폐허가 되고 무너져가는 건물이 즐비한 현장을 목격하면서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며 "(디트로이트에서) 일자리가 없어지자 인구는 줄고 건물은 폐허가 되는 산업공동화 현상은 울산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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