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4일 월요일

정동영은


정동영 “DJ, 대한민국 ‘국부’ 자격 충분”
김대중 전 대통령 삶, 청년들의 사표 역할 해줄 길잡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21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범국민적 추모 분위기에 발맞춰 이제 김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 현대사의 국부(國父)로 모시는 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그의 삶을 후대에 널리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국민들이 존경하고 삶의 모범으로 삼을 수 있는 국부가 있다는 것은 개인의 성장과 국가의 발전에 대단히 긍정적으로 기여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사진출처-고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홈페이지

정동영 전 장관은 “진정한 國父는 국민의 인격을 성숙시키고 국가 공동체의 품격을 고양하는 귀중한 ‘사회적 자본’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년들이 올바른 삶의 좌표를 찾으려 할 때 사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國父’의 기준과 관련해 △국민적 합의와 동의를 얻어 집권한 절차적 정당성 △대한민국 역사 질적 발전 전환점 마련 △통합과 민주적 복지정치 △민족통일 노력, 세계평화 공헌 △인생이 만인의 귀감 등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이러한 시각에서 본다면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야말로 해방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를 돌아볼 때 國父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육신은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진정한 國父로 승화되고 있는 그 분의 정신과 유산 즉 민주주의, 평화, 인권, 화해와 통합이라는 가치는 앞으로도 영원히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 그리고 한민족의 통일과 화합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동영 전 장관의 글 전문.
국민의 애도 속에 진정한 국부(國父)가 탄생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장으로 치러지게 되었습니다.
묘역 역시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정해졌습니다. 참으로 잘된 일입니다. 다른 대통령들과는 그 공로와 업적이 다름을 뜻합니다. 김 전 대통령을 박해하고 음해했던 이들조차 그의 위대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국민적 추모와 애도의 열기가 깊고도 뜨겁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범국민적 추모 분위기에 발맞춰 이제 김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 현대사의 國父로 모시는 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존경하고 삶의 모범으로 삼을 수 있는 국부가 있다는 것은 개인의 성장과 국가의 발전에 대단히 긍정적으로 기여하기 마련입니다. 진정한 國父는 국민의 인격을 성숙시키고 국가 공동체의 품격을 고양하는 귀중한 ‘사회적 자본’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년들이 올바른 삶의 좌표를 찾으려 할 때 사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어떠한 정치인이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國父로 추앙받을 수 있을까요?
첫 번째 기준은 국민의 합법적 동의를 얻어 집권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었느냐에 있습니다.
두 번째 기준은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새로운 발전과 질적 도약을 이루는 전환점을 마련했느냐는 것입니다.
세 번째 기준은 평범한 서민대중의 복리를 증진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차별하거나 소외시키지 않는 통합과 위민의 민주적 복지정치를 펼쳤느냐는 데 있습니다.
네 번째 기준은 분단된 민족의 통일에 노력하고, 인류 보편의 염원인 세계평화를 실현하는 일에 실질적으로 공헌했느냐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 기준은 그의 인생이 만인의 귀감이 될 수 있는가의 여부라 할 것입니다. 고난을 극복해내는 불굴의 의지, 인간에 대한 가슴 뭉클한 사랑과 용서의 실천, 항상 낮은 곳으로 시선을 돌리는 겸손한 헌신성, 냉정한 현실 인식과 목표의 달성 등등, 만인에게 용기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인생역정을 살았는지, 그래서 공인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도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도 ‘國父로 모시는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본다면 저는 김대중 전대통령이야말로 해방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를 돌아볼 때 國父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부정선거 시비나 정통성에 대한 논란이 전혀 없이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최초의 평화적이고 수평적인 정권교체를 일궈낸 인물입니다.
부정선거에 연루되어 권좌에서 물러났거나, 군사쿠데타라는 폭력적 수단을 동원해 권력을 장악한 사람은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진정한 國父로 자리매김하기가 어렵습니다. 특정 지역이나 특정 계층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다수의 일반국민을 희생시켜 소수의 기득권층을 살찌우면서 나라를 다스린 인물 또한 國父로 불리기에는 어딘가 모자라고 어색합니다.
국가는 국가인데 불완전한 분단국가로 전락시켰거나, 경제를 양적으로 팽창은 시켰으되 인권과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반쪽짜리 공적으로도 온전한 國父의 위상을 갖추기가 불가능합니다. 출세와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우리가 후세에게 대한민국의 얼굴로 보여주기는 곤란할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동시에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습니다. 남북의 온 겨레가 통일의 대장정으로 나아갈 수 있는 민족통합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최대의 국난으로 불린 IMF 환란의 위기를 지혜롭게 뛰어 넘었습니다. 복지국가의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고, 정보화 시대와 문화의 세기를 효과적으로 선도하는 새롭고 선진적인 국가 패러다임창출했습니다. 세계 어디에 가서도 자랑스럽게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밝힐 수 있는 긍지와 자신감을 우리 모두에게 심어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김 전대통령은 국민과 더불어 민주주의, 평화, 인권, 화해와 통합의 4대 가치를 대한민국의 중심 가치로 세우고 지키기 위해 헌신해 오셨습니다. 이 가치들은 87년 6월 항쟁의 성취인 민주헌법의 정신으로도 반영되었고 이제 국민들의 삶 속에서 공기가 되어 호흡되고 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의 인생 역정은 그 자체로 사랑과 화해의 역사이자 개척과 도전의 드라마였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살아 있는 신화를 평생 동안 써내려오셨습니다.
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육신은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진정한 國父로 승화되고 있는 그 분의 정신과 유산 즉 민주주의, 평화, 인권, 화해와 통합이라는 가치는 앞으로도 영원히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 그리고 한민족의 통일과 화합에 이바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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